다시 주말이 되었습니다.
주말이면 교외로 드라이브를 간다던가, 늘어지게 늦잠을 자고 아침도 아니고 점심도 아닌 어중간한 식사를 간편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지만, 주말이 바쁜 남편 리듬에 맞추다 보니 주말이 주중보다 더 집밥을 많이 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한동안은 사무실 인근에서 식사를 사 먹겠다고 해 잠시 해방감을 느꼈지만,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먹을 음식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도시락을 싸게 되었습니다.

매번 새로운 반찬을 해주지 못할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하루 종일 좁은 사무실에서 있어야 하는 남편을 생각해 주중에 먹는 반찬보다 더 신경을 쓰게 되더라고요.
1월도 벌써 중순이 넘어가요. 요즘엔 꼬막도 제철이고, 제주산으로 홈쇼핑으로 사두었던 더덕도 냉장고에서 꺼내고, 제삿날이나 만들게 되는 대구전감을 사서 대구전을 싸주려고요. 그 외에 남편이 애정하는 매콤멸치볶음도 싸 주었답니다.
저는 요리를 체계적으로 배운 사람은 아니고, 생활 요리인이에요.
엄마가 해주던 음식에다가, 입맛 까다로운 남편의 코치 아래 다양한 음식을 시도하다 보니 손이 빨라지고 가족들이 즐겨 찾는 집밥을 하게 되었어요.
매콤 멸치볶음
매콤 멸치볶음은 남편의 최애 반찬이 아닐까 싶어요. 무조건 색감은 빨갛고, 맵고 짠 음식을 맛있어하는 남편을 위해, 남편이 서너 번 정도 조르면 해주는 반찬이에요. 왜냐고요? 저는 매운 음식을 좋아하지 않아요. 허허.
매콤 멸치볶음은, 가장 쉬운 반찬 중 하나인 것 같아요. 멸치를 체에 밭쳐 가루를 탈탈 털어주고, 멸치 크기가 크다 싶으면 배를 갈라 똥을 빼내요. 요즘 해산물에 내장이나 똥 부분에 미세플라스틱이나 오염된 내용물이 있다고 해서 번거롭지만 손질하곤 해요. 안 먹을 수는 없으니까요. 그리고, 우선 매콤 소스를 만들어야 해요. 다진 파마늘, 매운 고춧가루, 매운 고추장, 설탕이나 미림(미향), 간장, 올리고당이나 물엿, 물 조금, 통깨. 오늘은 청양고추를 반으로 썰어두고, 프라이팬에 기름을 살짝 두르고 청양고추를 볶아줍니다. 적당히 볶아주고 매콤 소스를 부어 한소끔 끓여준 뒤, 손질한 멸치를 넣어 모두 함께 버무려줍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통깨를 넣어 끝!
대구전
대구전 역시 하루 전 냉동실에서 냉장실로 옮겨 해동시킨 후, 널찍한 접시에 늘어놓고 소금, 후추 간을 해 둡니다. 그동안 그릇에 밀가루, 또 다른 그릇에 계란 두 개 풀어두고,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릅니다. 생선 - 밀가루 - 계란물 - 프라이팬 순서로 넣으시면 되어요.
센 불이 아닌 중 약불에서 앞뒤 뒤집어가며 구어야 타지 않고 부드러운 생선 전이 된답니다. 쉽죠?
오징어어묵무침
충무김밥과 함께 먹는 그 오징어무침의 변형이에요. 저도 오늘은 밥에 소금, 들기름(집에 참기름이 떨어져서 대신 사용했어요)을 넣고 잘 섞어준 다음, 김밥용 김에 밥을 넣고 둘둘 말아주었어요. 함께 먹기 위해 우선 오징어를 끓는 물에 넣어 삶아 익히고, 물기를 뺀 다음 썰어둔 어묵과 합체~ 그다음에 고춧가루, 고추장, 설탕, 멸치액젓, 대파를 넣고 무쳐주어요. 그러면 입맛 도는 매콤함이 김밥과 함께 어우러져 고소한 맛이 난답니다.
그 외에도 더덕구이, 꼬막무침을 했어요. 꼬막은 찬물에 두서너번 헹구어서 끓는 물에 넣고 삶았고요. 더덕은 껍질을 까고, 칼로 반으로 가른 후 방망이로 밀어 납작하게 만들어놓았어요. 더덕은 소금과 들기름장에 묻혀 팬에 구워 먹어도 맛있는데요, 남편은 매콤 애정가이기 때문에 또 매운 고추장 양념으로 덧발라 구웠답니다. 이렇게 주말에 도시락 반찬을 정신없이 하다 보면, 그 양은 매우 적지만, 많은 일을 한 기분이 들어요. 저희 집 반찬 양을 보고 사람들이 깜짝 놀라곤 해요. 너무 적어서요!
자~ 이제 이번 주말 도시락, 저의 정성을 보아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