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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 푸른 숲의 정기를 느껴요, 동학사,남매탑,삼불봉

by milife7488 2025. 8. 24.

계룡산

계룡산 남매탑 가는 등산로
계룡산 남매탑 가는 등산로

 

충남 공주시 반포면에 자리잡고 있는 계룡산은 산의 능선이 닭의 벼슬을 쓴 용과 닮아 계룡산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는 산입니다. 정상은 847m 천황봉이며, 관음봉, 삼불봉, 문필봉 등 여러 봉우리가 어우려진 곳입니다. 정상인 천황봉은 일반인의 접근이 어렵지만, 관음봉과 삼불봉을 비롯한 다른 봉우리를 통한 등반으로도 주변의 풍광을 즐길 수 있는 산입니다.

 

계룡산은 산세가 좋아 풍수지리적으로 조선시대 수도로 거론되었을 정도로 뛰어난 곳이며, 나라의 제사를 지내던 곳이기도 합니다. 또한 계룡산은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으로, 접근성이 좋아 주말뿐만 아니라 주중에도 연중 탐방객들이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더불어 계룡산 주변에는 뛰어난 산세를 조망할 수 있는 다양한 카페와 식당들이 있어서 연중 사랑을 받고 있는 곳입니다. 이러한 정기가 모여 있는 곳에 사찰이 빠질 수 없겠지요? 바로 동학사가 있습니다. 

계룡산은 자동차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대전이나 세종 등지에서 버스를 타고 올 수도 있습니다. 대전쪽에서는 102번, 세종에서는 360번 버스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동학사

계룡산 국립공원 내에 위치한 동학사는 신라 성덕왕때(724년) 창건된 상원사에서 유래되었다는 절입니다. 

조선시대 태조때 박혁거세와 박제상의 초혼제를 지내기 시작하며 현재의 '동학사'로 불리게 되었다고 하며,  

조선 세조때는 사육신과 단종의 초혼제를 지내고 초혼각을 건립하였다고도 합니다.

이 동학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비구니 승가대학이 있는 곳으로, 해마다 벚꽃이 피는 봄과 단풍이 드는 가을에 아름다운 풍광을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개인적으로 어린 시절부터 즐겨 찾던 동학사는 매년 초파일에 몰리는 인파로 인상깊은 곳입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동학사의 개축, 확장되어 정리되는 모습이 마치 내 일처럼 뿌듯하고 방문할 때마다 기분좋은 정돈됨을 느끼게 됩니다.

동학사는 계룡산 국립공원 주차장과 일반 공용버스 주차장이 한 곳에 있어서 차를 주차하거나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산책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걸어갈 수 있는 거리입니다. 1.3km의 거리이지만, 한쪽으로 계곡이 흐르고 있어 계곡을 따라 평지와 다름없는 길을 죽 걸어올라가면 방문할 수 있는 곳입니다. 계곡 초입에는 여러 음식점과 카페들이 있지만, 자연과 어우러져 어색함을 느끼기 어렵고, 입장료를 내는 곳에 이르면 이제 본격적으로 고즈넉하면서 활기찬 동학사 내부에 들어서게 됩니다. 동학사 입장료를 내는 곳을 지나야 남매탑과 삼불봉, 관음봉 등으로 가는 길을 찾아갈 수 있습니다. 

 

남매탑

해발 615m에 있는 남매탑은 동학사 길상암 옆길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원래 남매탑이 있던 곳에 청량사라는 암자가 있었으나, 임진왜란때 모두 소실되었고, 청량사지쌍탑이라고도 불리는 이 남매탑은 1961년에 복원한 것이라고 합니다. 남매탑은 통일신라시기에 건축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12세기에 건축된 것이라고도 합니다. 각기 정림사지석탑을 모방한 5층 석탑과 미륵사지석탑을 모방한 7층 석탑으로, 모두 보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한 때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던, 남매탑에 얽혀 있는 유명한 전설이 있습니다.  

 

남매탑 전설

신라 성덕왕 때 상원조사가 이곳에 암자를 짓고 불공을 드리고 있는데 호랑이가 찾아와 입을 벌리고 우는 소리를 내었다. 스님은 호랑이의 목에 걸려 있는 큰 뼈다귀를 빼주었는데, 호랑이는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사라져버렸다. 얼마 후 호랑이가 스님을 태우고 어디론가 달려갔는데 거기에 실신한 처녀가 있었다. 스님은 그 처녀를 암자로 데리고 와서 간호를 하였다. 얼마 후 정신이 든 처녀는 자신이 상주에 사는 임진사의 딸인데 혼인날에 호랑이가 나타나 그만 기절을 하였는데 이 곳까지 왔다고 하였다. 스님이 호랑이와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주자 처녀는 부처님이 맺어준 인연이라고 하며 부부의 연을 맺기를 청하며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상원조사는 흔들리지 않고 함께 수도에 정진하자고 하며 거절하였다. 그 후 스님과 처녀는 의남매를 맺고 불도를 닦으며 일생을 보냈는데 후에 상원조사의 제자가 두 불탑을 세워 그 뜻을 기렸고, 사람들이 이 탑을 오누이탑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삼불봉

해발 775m 높이의 삼불봉.

삼불봉을 가는 길은 관음봉을 거쳐 삼불봉으로 갈 수도 있고, 남매탑을 지나 삼불봉 방향으로 갈 수도 있는데, 가장 쉬운 코스는 남매탑을 거쳐 300m 정도만 가면 되는 방법입니다. 역시나 짧은 거리이지만, 경사도가 40도가 넘기에 쉬운 길은 아닙니다. 참 이상하지요? 경사도가 있는 산길이 경치가 빼어난 데는 다른 이유가 있을까요?

삼불봉은 특히 경치가 아름다운 곳입니다. 계룡산 등반은 어느 한 계절을 꼭 집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사계절 색다른 풍광을 눈에 담을 수 있어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삼불봉은 빼어난 경관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고, 올라가면서 즐길 수 있는 봉우리입니다. 특히 겨울의 삼불봉 풍광은 등산을 하는 분이라면 꼭 한번은 보기를 추천해봅니다. 

계룡산 등반은 등산길이 다양해서 계곡을 따라 가기도 하고, 너덜길이 나오기도 하며, 흙길을 지나기도 하고, 철계단을 오르기도 하는 다양한 길로 인해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관음봉을 지나 삼불봉으로 가는 길이 조금 멀지만 더 다양한 산행 경험을 할 수 있는 코스라고 생각합니다. 이 삼불봉을 지나 동학사로 되돌아올 수도 있고, 내처 갑사로 넘어가는 방법도 있습니다. 동학사로 되돌아 오기까지는 대략 3시간이 걸립니다. 

겨울 삼불봉을 아이젠없이 등반하고 내려오다가 죽을 뻔했던 개인적인 경험까지 제게는 결코 잊을 수 없는 삼불봉. 너무 놀라 소리도 내지 못하고 미끄러져 내려오던 저를 떨어지기 직전 잡아준 건 맞은편에서 올라오시던 한 등산객의 따스하고 굳건한 손. 살아오면서 수많은 타인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 마음이 뭉클해집니다.